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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마신 술이 속을 쓰리게 하는 아침입니다.

기억도 나지 않는 꿈들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잔 것 같지도 않네요.

무거운 머리로, 몸도 일으키지 않은채,

내내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요

언제부터였을까요..

처음 만남부터 어제 저녁일까지

슬라이드처럼 지나가는 장면들..

그 장면들중에는..

손끝이 닿으면 움찔하던 우리 첫장면도 있고,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터지던 그 시절 장면도..

서로 똑같은말 동시에 내뱉고 신기해하던 장면도..

저렇게 좋은시절이 많았는데..

언제부터 우리가 어긋나게 된걸까요..

언제부터 내가 그녀 전화를 지겨워하고,

언제부터 그녀가 내 앞에서 시계를 보고...

망친 시험지를 보는것처럼 괴로운 일이지만

그래도 생각을 해보려고 합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요

어디쯤으로 돌아가면 잘못을 되돌릴 수 있을까요

내옆에서 나란히 걷던 그녀가

언제부터 1cm씩.. 2cm씩 비켜걷기 시작한걸까요

왜.. 이렇게 우리가 멀어진걸까요..




그냥 사랑한다고 말해야 했을지도 모르죠..

어제 다툼끝에 그가 내게 물었을때

"넌 나 사랑하긴 하니"

너무 솔직히 대답했던게 잘못이었을지도..

"이젠 아닌것 같아.."

다들 그러고 사는가요?

하나도 안녕하지 않아도, 그저 안녕하세요, 인사하듯이..

사랑은 이미 지난 겨울 첫눈처럼 모두 녹아 사라졌는데..

개미만큼 남아있는 정 같은 것 그걸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나는 너를 여전히 사랑해 그렇게들 말하는 건가요

처음과 달라진건 어쩔 수 없다고 그냥 그렇게 살아가나요..

그렇게 살아도 행복한가요?

우리가 헤어지지 않으면 헤어지는 것보다 더 행복할 수 있나요?

우리가 처음처럼 다시 사랑할수 있나요?

우리가 서로 다른 사람을 만나면 지금보다 행복할 수 있나요?

우리 두사람의 문젠데..

나는 왜 이 많은 질문에 단 하나도 대답할 수 없나요?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나요..

이게 끝인가요

나는 왜 울고 있나요..


이소라의 음악도시 / 그 남자 그 여자



"마치 부드러운 바람에 날려가듯이...

아주 부드럽고 가벼운 바람이지만, 대항할 수는 없다.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아무 희망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끝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말을 하면 할수록 슬픔은 더 커질 것이 분명했다."


늦어도 11월에는 / 한스 에리히 노삭



순간 소리내어 울고 싶었다.

하지만 울 수없었다.

눈물을 흘리기에는 너무나 나이를 먹었고

너무나도 많은 경험을 해왔다.

이 세계에는 눈물조차도 흘릴 수 없는 슬픔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무라카미 하루키 / 상실의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