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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실질적인 민족 최대 명절 중의 하나인 추석연휴가 시작됐다.

경제가 어렵고 주머니가 가벼워도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마음만큼은 풍성한게 우리 민족이다.

이번 추석은 비록 3일(거기에 금,토,일요일이라는 최악의 요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벌써부터 마음은 고향에 가 있고, 양손에 든 선물은 전혀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명절이 다가오니 친구 이야기 하나가 생각난다.

5형제의 장남인 친구는 명절만 되면 집안이 난리도 아니다.

부모님을 비롯해 모두 서울에 살다보니 명절 때 온 가족이 모이면 집안이 북새통이다.

그래도 씁쓸하게 지내는 사람에 비하면 제대로 된 명절 기분은 날 것이다.

 

장남에 남동생만 4명인 친구의 어깨는 늘 무거웠을 것이다.

5형제 중 막내를 빼고 나머지는 출가했다. 친구는 제수씨만 현재 3명이 있는데,

친구의 아내는 늘 명절만 되면 스트레스에 쌓인다.

 

막내는 부모와 같이 살고, 나머지 4형제는 출가한 상황이지만

모두 부모님 집과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모여 살고 있다.

(이러기도 정말 힘든데 형제 간 우애가 남다르고 부모에 대한 공경심이 요즘 보기 드물 정도로 지극하기에 이런 상황도 가능한 것 같다)

 

이 집안의 며느리 네 명 모두 직업을 갖고 있다. 직업을 간략히 살펴보면,

 

① 첫째 : 교사

② 둘째 : 자영업(남편과 식당 운영)

③ 셋째 : 보험설계사

④ 넷째 : 은행원

 

친구의 와이프는 현직 고등학교 교사에 맏며느리로써 늘 자기의 위치에서 명절 일을 도맡아하고 있다.

(필자가 봐도 요새 정말 보기 드문 현모양처라 생각한다)

친구 집안은 명절 때만 되면 음식 준비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것이다.

 

바로 첫째 며느리 혼자!!!

 

왜 그럴까?

 

둘째 며느리는 늘 명절 전날 밤에 잠깐 와서 인사하고, 온 가족이 모여 음식을 먹고 다음날(명절 당일) 아침에 온다.

식당을 운영하다 보니 미리 와서 장을 보거나 음식을 장만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매운탕 집에 명절 전날도 꼭 문을 열어야 하는가?

 

셋째 며느리는 현직 보험설계사로 거의 자영업자에 가깝다.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고 우리가 흔히 보는 보험 아줌마의 전형이다.

그럼 이 며느리는 명절 때 언제 올까? 명절 전 날 오후에 온다. 이 패턴은 늘 똑같다.

오면 이미 손질이 다 된 전을 붙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깐 틈이 날때마다 어디론가 사라져 잠을 청한다.

 

넷째 며느리는 어떨까? 짬밥이 가장 적은 이 며느리는 늘 일 핑계를 댄다.

은행은 마무리할 일이 많고 명절 연휴 전에는 업무량이 폭발적이라고 한다.

그럼 이번 추석연휴 같은 경우 2일날 아침 일찍 올 수 없을까?

친구 말로는 위로 형님이 세 분이나 계시는 데 가봤자 번거롭게만 하지

오히려 일 안 하는게 도우는 거라는 논리를 강력하게 주장한덴다.

 

결국 동서가 세 명이나 있음에도

친구의 와이프는 시어머니와 장을 보고 음식장만을 연휴 시작 전부터 시작한다.

이미 그 패턴이 몸에 배 동서들에게 싫은 소리 한 마디 안하고 속으로 삭히는 것이다.

친구가 오죽하면 제수 씨가 얄밉게 느껴질 정도일까?

 

그런데 친구에에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바로 질문을 던졌다.

 

“어머님께서는 별 말씀 안 하셔? 다른 며느리들 머리 굴리는게 뻔 해 보이는데?”

 

“둘째는 빼도 박도 못하는 핑계가 있고, 셋 째는 어머니가 뭐라해도 전혀 들어먹지도 않고,

세째 동생이 포기하라고 할 정도고, 넷째 제수 씨는 시집 온 지 별로 안됐고,

실제로 일 하는 거 보면 내가 답답할 정도야”

 

필자가 봐도 딱히 맏며느리가 어떻게 할 행동이 없어 보인다.

사실 이런 경우 시어머니가 확실한 질서를 잡아줘야 하지만 이 집안은 이미 이런 패턴이 고착화된 것 같다.

물론 친구 와이프의 대인배스러운 태도가 가장 크겠지만

다른 여자 같았으면 아마도 동서들을 가만 놔두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친구의 마지막 말이 더욱 가슴을 저밀었다.

 

 “와이프가 친구들 모임에가면 다 부러워한데.

밑에 부릴 수 있는 동서들이 셋이나 있고,

나중에 또 하나 생길테고. 정말 명절 증후군 모르고 살겠다고.

와이프가 사실대로 말하면 배 부른 소리한다고 타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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