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인터넷 게시판에서 화제가 됐던 ‘여자들이 생각하는 남자의 섹시한 모습 베스트5’를 기억하시나요? 1위에 올랐던 것은 주차권을 입에 물고 한 손으로 후진하는 남자의 모습이었는데요.

많은 남성들에게 여자의 찰랑찰랑 흔들리는 긴 생머리가 영원한 로망인 것처럼 여자들에게도 남자의 별다른 의미 없는 모습이나 행동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듯 합니다. ‘초식남’의 등장으로 사랑도 어려운 시대가 됐다는 일본에선 여성들이 남자의 어떤 모습에 반하고 있을까요?

일본 결혼정보회사 오넷토(オーネット)가 여성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성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남성 랭킹’ 결과(중복응답 가능)를 보면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한국 여성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도 관심이 갑니다.

1위에 오른 것은 ‘여성과 나란히 걸을 때 반드시 차도를 신경 쓰며 걷는다’(83.0%)가 차지했습니다. 차가 오가는 방향 쪽으로 남자가 걸으면 자신이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들며 감동하는 것이겠죠.

요즘 한국 젊은 남자들에겐 너무나 상식적인 매너가 아닐까 싶은데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서 데이트할 때에도 더치페이가 많은 일본에선 의외로 이런 남성이 많지 않아 ‘멋진 남성’ 1위에 뽑힌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2위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69.8%)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에서도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알렉스가 신애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는 모습이 여성들에게 큰 화제가 된 바 있죠. 자신의 여자를 위해 정성껏 요리하는 남자를 보면서 자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모양입니다.

3위는 ‘컴퓨터, 휴대전화, 가전제품 등을 잘 안다’(68.9%)였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기계치’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리 놀라운 결과는 아닌 듯 한데요. 각종 기계를 잘 다루는 남자에게서 강한 남성성을 느끼는 것으로 보입니다.

4위는 ‘맛집을 잘 안다’(47.2%)로 나타났습니다. 젊은 여성들이 맛있는 음식에 관심이 높은 성향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맛집을 잘 아는 능력은 분위기 좋은 곳에서 달콤한 데이트를 즐기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하죠.

5위는 ‘운전하다 후진할 때 조수석에 손을 여유롭게 올려놓는다’(33.0%)였습니다. 드디어 나왔군요. 조수석에 손을 올려놓지만 한국의 ‘멋진 남자’처럼 주차권을 입에 물지는 않았네요. 33.0%가 꼽은 것으로 볼 때 생각보다 많지는 않습니다.

마초적 남성성의 상징인 ‘근육이 발달해 있다’를 선택한 응답자는 20.8%로 6위에 그쳤습니다. 특이하게 ‘맨살 위에 셔츠를 입는다’(15.1%, 9위), ‘쉴 때에도 일 얘기를 잘 한다’(12.3%, 10위)를 멋지다고 느끼는 응답자도 있었습니다.

여성인 자신이 잘 못하는 것을 척척 해내거나 작은 일에도 배려심이 깊은 남성을 멋지다고 여기는 성향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한 듯 한데요. 이번 겨울을 솔로로 춥게 보낸 남자분들에겐 참고삼을만한 내용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