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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1.JPG
 

더 이상 여행 갈곳이 없다고요?

가고 또 가도 새로운 우리땅.

 

전국 각지의 명소들을 돌아다니다 보니 주위 사람들로부터 자주 듣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이제는 더 갈 곳이 없지 않느냐'는 걱정 반 부러움 반의 질문입니다. 우리 땅에 발 디디지 못한 곳들이 아직 도처에 있으니 그때마다 '그게 다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답해 주곤 했습니다. 사실 몇 번 다녀왔던 곳들도 다시 찾아갔을 때 계절에 따라, 시간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니 앞으로도 '더 갈 곳이 없는' 때는 없지 싶습니다.

 

이태 전쯤 충북 괴산의 쌍곡계곡 주차장에서 포터트럭을 개조한 누추한 캠핑카를 끌고 다니던 이성배(59)씨를 만났습니다. 380만원짜리 중고 1t 포터트럭을 구입해 40만원을 들여 짐칸을 구조 변경했다고 했습니다. 이른바 '헝그리 캠핑카'였습니다. 허름한 중고차였지만 그 안에 선풍기에 조리도구까지 필요한 것들은 두루 갖추고 있었습니다. 젊어서 전기 일을 하며 줄곧 직장에만 매여 지냈다는 그는 은퇴 이후에 좋아하는 여행을 원 없이 해 보려 캠핑카를 장만했다고 했습니다.

그날도 이씨는 이틀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인근 군자산을 여덟 번째 오르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그다지 유명한 산도 아닌 데다 다른 좋은 곳도 많은데 왜 한곳만 집요하게 다니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디든 한두 번 갔다고 다 봤다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똑같은 산이라도 등산로를 바꾸거나 다른 계절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산으로 느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여행이란 익숙한 일상을 떠나 새로운 것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열망에 다름 아닙니다. 늘 비일상적이고 새로운 것들을 찾아다니다 보면 한 번 다녀온 곳에는 좀처럼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게 마련입니다. 이런 건 아마도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에서 더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해외여행을 떠날 때 되도록 가 보지 않은 나라를 택하게 되는 것은, 새로 가야 할 나라도 많은데 굳이 갔던 곳을 또 가야 하느냐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겠지요.

이즈음에는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외국여행을 좀 다녀봤다는 이들이 흔히 입에 올리는 얘기 중의 하나가 "우리나라는 갈 만한 곳이 없다"는 푸념이었습니다. 외국에 나가 보면 근사한 곳이 많은데 우리나라 여행지는 죄다 거기서 거기라는 얘기입니다. 아마도 그건 국내 여행지의 풍경이 익숙하고 일상적이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 안다고 생각했던 우리 땅이 얼마나 다채로운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새삼 놀랄 때가 많습니다. 예컨대 여름의 여행지로 여겼던 경남 창녕 우포의 겨울 정취가 그에 못지않다는 것이나, 봄이 제격이라 생각했던 섬진강의 여름 풍경이 더 좋았던 것도 여러 번 찾았기에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이었습니다. 그게 비단 여행뿐일까요. 지금 당장 찬찬히 주변을 돌아본다면 익숙한 곳에서도 얼마든지 새로운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더 갈 곳이 없겠다'는 질문에는 고개를 흔들 수밖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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